어린이 문화와 미디어 교육
김수진(깨미동 연구위원)
1. 청소년 문화 이해의 중요성
아이들을 가르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동료 교사들과 이야기하다보면 해가 다르게 가르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자기중심적이며 공동체성이 부족한 아이들, 생각하기 싫어하고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 인내심이 부족하여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의 궁극적인 원인은 바로 그 아이들의 문화에 있다. 그들의 문화를 보면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그들의 문화는 미디어와 뗄 수 없는 문화이다. 그들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보다 미디어의 영향을 더 많이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인터넷과 TV, 대중가요로 대변되는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 그들을 이해하고 가르친다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 그들을 이해하고 섬기며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 우리 교사들은 이제 그들의 문화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다.
2. 요즘 아이들의 문화
(1) 컴퓨터 게임은 아이들의 놀이터
컴퓨터를 이용해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을 조사해보면 학년을 불문하고 1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게임이다. 그만큼 아이들은 게임을 좋아한다. 아이들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재미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게임을 통해서 온라인상에서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이유도 많이 있다. 게임을 안 하면 친구랑 얘기가 안 통한다거나, 학원시간 때문에 서로 만나서 놀 수 없으니 저녁에 게임이라도 하면서 온라인상에서 친구를 만나려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요즘에는 방과 후에 학교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하교 후 바로 학원시간과 연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게임 문화는 생일잔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생일잔치를 할 때 음식을 먹은 후 밖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기 보다는 함께 PC방에 가서 친구들과 같이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이 있다.
(2) 문자보다 영상이 더 친밀한 아이들
갓난아기 때부터 TV와 비디오를 보며 자라난 지금의 아이들은 문자나 사진보다 영상을 익숙하게 여기고 더욱 쉽게 이해한다. 수업시간에도 영상을 보여주었을 때 아이들은 더욱 좋아한다. 영상이 아이들의 시선을 끄는 이유는 1초에 수십 장의 화려한 컷이 눈앞에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영상에 익숙해지다보면 주의력,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꾸준한 독서습관을 가지기 어렵게 된다.
「취학 전 아동이 TV 시청을 많이 하면 할수록 성장해서 주의력 산만과 같은 부적절한 태도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연구는 미국 정부가 주도한 건강 조사에 참가한 1,345명의 아동을 상대로 이뤄졌다. 이들 아동의 부모는 만 1~3살 때의 시청 시간과 만 7살이 되었을 때의 정신상태 이상증세에 대한 조사에 응했다. 조사 대상 아동이 하루 1~2 시간씩 TV를 시청할 때, 주의력 산만이라는 증세가 TV를 전혀 시청하지 않는 아동보다 10~20%로 높았다. 하루 3~4시간씩 TV를 시청한 아동이 주의력 산만 문제를 나타낸 경우는 TV를 시청하지 않는 아동보다 30~40% 높았다. TV를 시청한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에 비해 한 시간당 10%씩 비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지닐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따라서 만 2살 미만 아동의 TV 시청을 금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재 강조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시애틀의 아동병원 겸 지역 메디컬센터의 연구원들이 2004년 4월 소아과의사협회지에 기고한 것이다(AP통신 2004년 4월 5일). 」
(3) 동요보다 가요를 더 좋아하는 아이들
매년 장기자랑 시간이면 동요보다 가요를 부르는 아이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몇 년 전 3학년 아이들이 “누난 내 여자니까, 내 여자니까~”하며 목청껏 가요를 부르는 모습에 당황했던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 동요는 이제 음악시간에만 부르는 노래가 되어버린 것 같아 한편으로 씁쓸한 마음이 든다.
「한편 “콩쿠르용이다” “동심천사주의다”라는 비판에 시달리던 동요는 방송창작동요제 등을 통해 변신의 노력을 보여주지만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2003년 초 서울YMCA가 실시한 동요보급 실태조사(수도권지역 1779명)에 따르면 47.5%의 아이들은 가장 좋아하는 음악으로 ‘가요’를 꼽았다(2002년 60.0%). 동요를 즐기는 아이는 25.0%로 1993년의 45.6%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겨레21. 2005.5.28. 제549호)
(4) 스스럼없이 사귀는 아이들
“선생님! A랑 B랑 사귄대요. 서로 커플링도 주고받았대요.”라는 소식을 들은 지 몇 주 지나지 않아 “A가 B와 깨지고 이제는 C랑 사귄대요.” 라는 새로운 소식을 듣기도 한다. 언제부터인가 이성 친구끼리 서로 좋아하게 되면 “사귄다”고 표현하고 공식적인 커플로 인정받는 것이 아이들 사이에서 보편화되었다.
「초딩의 당돌한 연애가 뜨겁다. 20대 커플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커플링’ ‘백일기념일’은 이제 아이들에게 낯선 것이 아니다. 서로 사귀자는 뜻이 맞으면 학교 앞 문구점으로 달려가 구슬반지라도 사서 나눠 낀다. 용돈이 풍족한 아이들은 동네 금은방에서 18K 금반지를 선물하기도 한다. 밸런타인데이·화이트데이를 비롯해 빼빼로데이·로즈데이 등 각종 기념일을 챙긴다. 사귄 지 100일이 되면 커플끼리 선물하는 것은 물론, 친구들로부터 촛불잔치 같은 공개적인 축하를 받는다.」
(한겨레21. 2005.5.28. 제549호)
3. 부정적 영향을 주는 청소년 문화
(1) 상품을 팔기 위해 청소년들을 유혹하는 문화(상업주의)
TV 방송의 내용이 점점 선정성과 폭력성, 상업성에 물들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우려의 소리가 높다. 아무리 유익한 내용이라고 해도 시청률이 높지 않으면 시청자들이 보기 어려운 시간대에 방송이 된다. 그다지 유익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해도 재미가 있고 시청률이 높으면 광고비가 가장 높은 시간대에 프로그램이 배치된다. 따라서 방송이 상업주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채 공영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비판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림 1. 방송의 순환 구조
인터넷도 자본의 영역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보다 많은 회원 수를 확보하고, 네티즌들이 많은 시간을 머무르게 하기 위한 전략을 고심하면서 저급 정보의 난무와 오락 정보의 팽창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인터넷을 정보로 이용하기보다 오락용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아이들의 구미를 사로잡기 위해 많은 자극적인 내용이 가미된다.
TV 방송이나 인터넷 관련 산업, 대중가요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본들이 십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러한 유흥산업의 활성화로 많은 청소년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문화의 번성
온라인 게임, 뮤직비디오, 대중음악, 만화, 인터넷의 성인 사이트 등에서 제공하는 컨텐츠의 선정성과 폭력성은 점점 더 노골성이 더해가고 이로 인한 그 심각성이 청소년의 문화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가. 텔레비전은 많이 볼수록 폭력적으로 변한다.
'TV많이 시청할수록 폭력적'
하루에 텔레비전을 1시간 정도밖에 보지 않는 10대 청소년들도 이후 폭력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TV를 많이 볼수록 폭력성은 더 커진다. 이는 미 대학의 심리학자들로 구성된 조사팀이 700여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17년간 조사해 TV와 폭력성에 관한 최장시간의 조사결과다. 연구팀은 부모들의 부주의, 가난, 위험한 이웃환경 등 다른 위험한 요소들의 영향을 제거하고 텔레비젼 시청시간과 폭력성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1983년 처음 인터뷰한 700여명 중 하루에 TV를 1시간 이하 시청하는 청소년 중 심각한 폭력을 행사하는 비율은 5.7%였으나, TV시청 시간이 하루 1시간에서 3시간인 청소년은 폭력행사율은 18.4%, 그리고 하루에 3시간 이상 TV를 보는 청소년의 폭력행사율은 25.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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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드라마 ‘아내의 유혹’ 中
(3) 가치관 왜곡
요즘에 나타나고 있는 ‘얼짱’이나 ‘몸짱’으로 표현되는 외모 지상주의,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는 황금만능주의가 청소년들에게 중심 가치관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미디어의 상업주의와 관련이 있다. 또한 우리의 대중문화는 트레스젠더를 상품화하고 자살과 쾌락으로서의 성을 미화하는 등 기존의 가치관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또한 양심의 거리낌 없이 남의 것을 함부로 복제하는 이러한 문화는 가치관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 먹고 마시고 입고 타고 소유하는 것이 행복이자 즐기는 것, 성공하는 것이다.
나. 결혼 전이라도 사랑하면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
다. 복수는 남자다운 것이다. 복수는 당연한 것이다.
라. 대화보다는 폭력으로 해결해야한다.
마. 돈을 위해서나 성공을 위해서는 벗어도 괜찮다.
바. 필요시에는 남의 것을 복제해서 내 것처럼 이용한다.
(4) 감각적이고 충동적인 문화를 조장
인터넷과 영상 세대는 하나의 행동이 불러올 수 있는 여러 가지 결과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하지 못한 채 즉각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많이 나타낸다.
인터넷의 하이퍼링크는 논리적인 구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취사선택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러한 사고에 익숙해진 아동일수록 전체적인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채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영상의 경우도 수많은 동영상의 조합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순간적인 동영상의 자극에 자신의 논리나 이성적 판단을 보류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청소년들의 감각적인 문화는 수업에서 재미가 없으면 듣지 않으려 하고,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문화여서 교육에 큰 방해가 되고 있다.
가. 광고는 5초 내에 끊임없이 화면이 바뀐다.
나. 어린이 프로는 카메라 앵글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찍는다.
※ 미디어의 불균형 사용은 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하게 만든다.
고기를 아주 좋아하는 학생이 고기를 실컷 먹은 후 배가 불러 있을 때, 평소에 맛있다고 생각하던 김치를 주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러나 고기만 실컷 먹고 나면 영양의 불균형으로 비만이나 건강에 좋지 않은 여러 가지 증상을 가져온다. 마찬가지로 컴퓨터 게임이나 텔레비전 오락물에 쉽게 빠져 있는 아이들에게 공부는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다.
◈ 칼 세이건 박사의 지적 ◈
☞ 만일 외계인이 지구에 찾아와 지구인들의 가정을 들여다보고 간다면, 그들은 지구인들이 어린 아이들에게 음란을 가르치며, 동족을 살상하고, 죽이기를 교육하는 특별한 종족이라고 말할 것이다 |
(5) ‘우리’보다는 ‘나’ - 이기적인 문화를 조장
대가족 환경 속에서 엄격한 부모 아래 자라난 기성세대들과 달리 청소년들은 핵가족이나 맞벌이 가족형태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우리’, ‘공동체’라는 의식보다는 ‘나’라는 의식이 사고의 준거가 되었다. 이기적인 문화는 세대 간의 대화 단절을 가져오고, 더불어 친구들과 이웃을 사랑하는 우리의 좋은 미풍양속을 변화시키고 있다.
가. 광고에서 맛있는 것은 나누어주기보다 혼자 먹는다.
나. 맛있거나 재미있는 것은 빼앗거나 훔치는 내용이 빈번하다.
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느낌과 본능에 충실하고 솔직하다.
(6) 소비를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는 문화
어른들이 국가와 기업에 무엇인가를 기여하는 생산력을 지닌 일꾼으로서 정체성을 확인하였다면, 지금의 청소년들은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청소년들은 TV, 비디오, 컴퓨터와 같은 매체를 일찍부터 접하고, 엄청나게 많은 광고를 접하면서 ‘소비’에 상당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즉, 자신을 생산의 주체보다 소비의 주체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광고가 나오면 다른 채널로 돌리기 바빴던 어른들과 달리, 청소년들은 광고를 하나의 중요한 정보로 받아들인다. 광고 전략들도 당연히 제품의 장단점을 설명하기 보다는 이미지를 부여하고 정체성을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 게임의 아이템이라든지 아바타 열풍은 이러한 청소년들의 정체성을 인터넷 공간상에서 표출하도록 한 것이다. 아바타를 자아와 동일시여기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이런 속성은 결과적으로 소비를 통해 형성된다. 1318 내지는 1316전략으로 표현되는 각종 ‘ 타깃 오디언스’ 전략은 청소년들에게 매우 효과적으로 성과가 나타난다. 소비에 매우 민감한 세대인 청소년들에게 각종 광고는 정체성과 연계를 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1013전략이 등장해 소비의 중심이 또다시 아동으로 넘어가고 있다.
4. 긍정적 영향을 주는 청소년 문화
(1) 능동적이고 참여적인 주체적인 문화
인터넷 문화는 종전의 일방적인 통신에서 쌍방향 통신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쌍방향의 문화는 청소년들을 관찰자가 아닌 주체로서 인식되게 하였고 각각의 문화에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문화를 학교나 사회 내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청소년들이 능동적인 주체가 되도록 이끌어주어야 한다.
예) 반크의 한국 홍보활동 , 촛불 시위, 스타들의 팬클럽 활동, 게시판에 글 올리기, 시민단체 활동 등
(2)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문화
요즘 청소년들은 형식적이고 관습적인 문화들에 무조건 순응하기보다 “ 왜?” 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필요하거나 올바르다고 생각이 들면 행동한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잘못된 우리의 기존질서를 바르게 변화시킬 수 있는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다.
(3) 새로움을 추구하는 문화(멀티미디어 문화)
청소년들은 변화나 새로움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따라서 어른들에 비해 변화하는 새로운 매체에 대해서 빨리 적응하고, 이런 새로운 매체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다. 이런 새로운 문화에 대한 빠른 적응력은 신세대 문화가 다른 문화들을 이끌어 가기도 한다. 특히 기술의 발달은 청소년들을 멀티미디어에 가장 익숙한 멀티미디어 세대로 이끌고 있다.
예) 핸드폰 문자 메시지, 카메라폰, dmb, 닌텐도 등
(4) 생산적인 문화
요즘 청소년들은 다양한 매체의 소극적 소비자가 아닌 적극적 소비자이다. 따라서 이들은 문화를 소비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부산물들을 만들어내고, 여기에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서 생산적인 문화 창출이 가능해지고 있다.
예) 광고패러디, 플래시, UCC(User Created Contents) 제작
5. 우리 교사의 역할
(1) 우리의 대중문화와 청소년들의 문화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가진다.
(2) 청소년들이 올바른 시각으로 문화를 바라보며 대중문화에 대해서 수동적인 태도가 아닌 비판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자세로 문화를 변혁하려는 자세를 가진 문화 수용자 운동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3) 우리 스스로 청소년 주위의 문화가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문화가 되지 않도록 비판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감당하여 건전하고 유익한 문화 환경이 되도록 노력한다.
6. 해외의 미디어 교육
60년대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세계 전 지역에서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미디어 교육이 사회적 과제로 제시되어 어느 정도 체계를 갖춰가고 있는 선진적인 몇몇 나라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호주의 미디어교육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을 일찍부터 제기한 호주의 경우를 보면, 카톨릭 교회에서 처음 주창되었다. 당시 초등학교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던 카나반 수사가 교육 과정에서 아이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대중 매체'를 주목하게 되면서 시작된 것이다. 즉, 호주의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의 내용이 아이들의 가치관에 심각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그 미디어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70년대 후반부터는 호주 정부가 본격적으로 미디어 교육 커리큘럼 개발 지원을 권장했고, 각 주의 교육부가 인력 지원과 재정 지원을 맡아 학교 교육 내에 미디어 교육을 체계화시켰다. 20여 년 동안의 연구와 경험을 통해 얻은 결실이 현재 호주 미디어 교육 커리큘럼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호주 미디어 교육의 주요 목적은 초기 미디어의 영향력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데서 더 나아가 새로운 전자 영상 시대를 이끌어 나갈 주역을 양성하기 위한 것이다.
(2) 미국의 미디어교육
미국의 경우는 사회적으로 드러난 폭력적 성향이 미디어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회적 연구 결과에서부터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출발점은 '어떻게 좋은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올바르게 보는 능력을 키울까' 하는데 미디어 교육의 초점을 두게 했다. 즉 '좋은' 프로그램과 '나쁜' 프로그램을 따로 분류하며 미디어 내용을 텍스트로 삼아 다루는 교육 내용이 중점이 된다. 물론 미디어 교육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연구 성과가 쌓이면서 보다 확대된 미디어 교육 방침을 갖게 되었다. 예를 들어 멀티미디어, 컴퓨터 통신 등에 이르는 현대의 모든 정보 통신 수단을 이해하고 그 기술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미디어 교육 속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80년대 중반 이후 제기되었다. 개별적으로 만든 미디어 교육 커리큘럼으로 인해 각 주간 교류의 기회가 부족하지만 풍부한 프로젝트 수행과 각 지역마다 있는 미디어 교육 연구 기관의 성과는 기대할만하다.
(3) 캐나다의 미디어교육
미국과 지리적으로 근접한 캐나다는 미국에 의해 자국의 영상 산업이 잠식되는 상황에서 캐나다 어린이·청소년들의 미디어에 대한 바른 이해와 올바른 수용 능력이 절실히 필요했다. 캐나다 미디어 교육의 선구적 역할을 한 펀전트(S.J. Pungente)는 의 회원으로 있지만, 캐나다 미디어 교육의 특성은 호주의 미디어 교육의 뿌리처럼 종교 집단에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캐나다는 종교 윤리 차원에서 미디어 교육을 추진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교육부 주도의 연구 기관보다 체계적으로 교육적 차원에서 커리큘럼 연구를 해왔다. 또한 인터넷을 활용하거나 국제 회의 등을 통해 미디어 교육에 대한 정보를 보다 광범위하게 유통하고 그에 대한 고민과 논의를 국제적으로 확대하려는 사업을 전개해왔다.
(4) 영국의 미디어교육
영국의 미디어 교육은 영화 교육 단체의 주도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보수 전통적인 영국의 지식인층에 대항하여 대중문화를 육성·인정하려는 진보적 지식인의 노력의 일환이었다. 영국의 미디어 교육은 영국영화학교(BFI)가 주도해 시작되었는데, 영어교육 커리큘럼에 텔레비전 드라마 등을 텍스트로 다루기 위해서는 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학교 교육 안에 활용되는 미디어 교육용 커리큘럼은 초·중등 학교를 위해 영국영화학교에서 만든 것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일부 사범대학에서는 미디어 교육 교사를 양성하는 전문 과정이 개설되어 있어서 전공과목 혹은 선택과목으로 들을 수 있다. 사범대학에서 미디어 교육 과정을 선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어 전공 교사들이며 실제로 학교에서 다루어지는 통합 교과에서 영어 교과와의 접목이 가장 활발하게 실행되고 있다.
7. 미디어 교육의 목표와 방법
(1) 목표
① 미디어에 대한 이해
② 자국 문화의 육성과 보호
③ 종교를 배경으로 한 도덕유지
④ 능동적인 참여를 통한 민주주의의 확장
⑤ 다문화사회에 있어서 다양성의 실현
⑥ 지배층의 이데올로기로부터의 자유로운 사고
⑦ 상업적인 미디어로부터의 보호적 관점
⑧ 비판적이고 창조적인 사고의 증진
⑨ 미래 멀티미디어 사회에서의 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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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적 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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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교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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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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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과 활용 |
(2) 수업 방법
① 조별 활동이나 협동학습과 같은 다양한 수업 기법을 사용한다.
② 대중문화의 내부현실이나 문화 생산자의 의도 등을 정확하게 전달하여 청소년들이 잘못된 문화나 전략에 빠져들지 않도록 한다.
③ 미디어 교육은 여러 가지 미디어를 보여주고 들려주면서 활용하면 그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다.
④ 주입식 교육보다는 학생들이 올바로 분별할 수 있는 생각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쪽으로 임한다.
⑤ 학생들이 미디어를 적극적이고 올바로 잘 사용할 수 있는 단계까지 이끌어준다.
⑥ 미디어 교육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3) 이렇게 하면 미디어교육 망칩니다!
① 강의식으로 일관하라
② 교사의 의견을 강요하라
③ 교사의 입장에서 미디어를 평가하고 비판하라(대중문화를 비판하라)
④ 학생의 대답 중 잘못된 것은 정확하게 지적해줘라
8. 미디어교육의 효과
(1) 학생들 반응의 변화
☞ 그 전에는 TV를 볼 때에는 오락 프로그램이면 그냥 “재밌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미디어교육을 받은 후엔 그냥 보지 않고 저 프로그램의 좋은 점, 나쁜 점을 지적하며 보게 되었다.
☞ 전에는 광고를 보면 무조건 사고 싶어졌었는데 지금은 한 번 더 생각해본다.
☞ 영화나 광고 속에서 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 게임 등의 컴퓨터 사용시간이 줄어들었다.
☞ 이제 담배 피는 것이 멋있게 보이지 않는다.
☞ 전에는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은 무조건 샀는데 지금은 음악을 들어보고 고른다.
☞ 채팅을 할 때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을 때 항상 먼저 인사를 하는 버릇이 생겼다.
☞ 성인 광고 메일이 오면 바로 지운다.
☞ 게시판에 글을 올릴 때 글 제목에 그림을 넣거나 큰글자로 제목을 쓰지 않는다.
☞ 텔레비전을 보고 좋지 않은 것이 있으면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
(2) 우리나라 대중문화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3) 기타
건강, 학업, 가족 간의 화목 등
9. 미디어 교육에 관한 오해
(1) 대중문화는 나쁜 것이다.
☞ 아니다. 대중문화 속에는 청소년들을 유익하게 하는 것도 있고 유익하지 않은 것도 있다. 유익하지 못한 대중문화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임하는 것이지 모든 대중문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2) 미디어 교육은 비판적인 운동이다
☞ 아니다. 미디어 교육은 우리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올바른 방향으로 더욱 잘 활용하는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디어의 옳고 그른 것을 분별할 줄 아는 것이 그 기초가 되므로 분석해 보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3) 미디어 교육은 대중문화를 보거나 듣지 말라고 한다.
☞ 아니다. 미디어 교육은 대중문화에 너무 빠져서 자기의 삶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어느 정도 자기의 삶 속에서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교육이지 보거나 듣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미디어교육 참고 사이트 및 서적
▷『생각나무 논술열매』, 깨미동 지음, 한나래
▷『희한한 수업』깨미동 지음, 좋은교사